SKT, 9배 빠른 LTE로 4.5G 시대 연다…갤럭시S8 적용

4G 최고 속도 서비스 갤럭시S8부터 상용화
초기보다 9배·기존 최고 속도보다 40% 빨라
"4.5G 핵심 기술 진화시켜 5G 경쟁력 확보"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가운데)이 4.5G 이동통신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제공.
[ 박희진 기자 ] SK텔레콤이 9배 빠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로 4.5세대(4.5G) 이동통신 시대를 연다. 5G 이동통신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현재 4G 망에서 '꿈의 속도'로 불리는 초당 최고 1기가비트(Gbps) 속도까지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20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달말부터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통해 4.5G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SK텔레콤의 갤럭시S8 이용자들은 기존과 동일한 LTE 요금제에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4.5G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화질 영화 23초만에 다운로드

4.5G 시대를 여는 핵심 기술은 LTE 진화의 최종 단계로 평가받는 5밴드 주파수묶음(CA) 기술이다.이 기술은 LTE 주파수 5개 대역을 묶어 대역폭을 넓게 활용하는 기술로 초기 LTE 다운로드 속도보다 9배 빠른 초당 700메가비트(Mbps)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1차선 도로를 7차선로 늘리면 차량 소통이 원활해지고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와 비슷하다. 갤럭시S8은 이 기술이 적용된 국내 첫 스마트폰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MWC 2017'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5밴드 CA' 기술을 공동 시연했다. / 사진=SK텔레콤 제공
5밴드 CA 기술을 포함해 4X4다중안테나, 256쾀(QAM) 등 4.5G 핵심 기술은 모두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의 표준 기술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중에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5개 주파수 대역을 보유하고 있어 5밴드 CA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에 따르면 4.5G 환경에서 2기가바이트(GB) 고화질(HD)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초로 단축된다. 같은 영화를 초기 LTE로 내려받을 때는 3분38초가 걸렸다. 4.5G 서비스는 현존하는 LTE 최고 속도보다도 40% 더 빠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부터 최대 500Mbps 속도의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달말부터 서울과 광역시 등 전국 23개시 주요 지역부터 4.5G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의 갤럭시S8 이용자들은 데이터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서도 다중접속 게임, 초고화질 스트리밍 콘텐츠 등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내 85개시로 4.5G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SK텔레콤의 4.5G 서비스 속도 진화 로드맵. / 사진=SK텔레콤 제공
◆내년 '꿈의 속도' 1Gbps 상용화 SK텔레콤은 4.5G 서비스의 진화에 따라 유선 기가인터넷보다 빠른 1Gbps 이상 속도의 이동통신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에는 800Mbps급, 하반기에는 900Mbps급 4.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이후에 기가급 4.5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4.5G 서비스는 5G 상용화 이후에도 수년간 병행 사용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주요 통신사·제조사와 함께 4.5G와 5G를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운영하는 'NSA' 규격 조기 표준화를 지난해말 3GPP에 제안해 승인 받았다.

SK텔레콤은 4.5G 핵심 기술들을 5G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진화시켜 향후 5G 시대에서도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인공지능(AI) 네트워크'의 사업을 소개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공개했다. AI 네트워크는 AI를 네트워크 성능 개선에 활용하는 기술로,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사용망에 적용했다. AI가 전국 기지국에서 나오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안테나 방향, 커버리지 등 통신 품질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트래픽 급증 등 품질 변화 요인을 사전에 예측해 스스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