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옷 대신 '화장품'에 공 들이는 까닭은

CJ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이에스티나뷰티. (자료 = CJ오쇼핑)
패션업계가 올 들어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는 기존 패션 사업 대신 성장세가 높은 화장품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제이에스티나 뷰티는 이달 초 11번가에서 진행한 토너·크림 등 기초 화장품 프로모션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23일 밝혔다.회사 관계자는 "오픈 첫날 11번가 내 뷰티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며 "파우치 등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이 이틀 만에 완판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

제이에스티나 뷰티는 기존 화장품 브랜드에는 없는 주얼리 코스메틱을 내세운다. 다이아몬드, 진주, 화이트 사파이어 등 보석에 담긴 주 성분으로 피부 광채를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 제이에스티나 레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뷰티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제이에스티나 뷰티는 기존의 레드와는 달리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에서 첫 선을 보인 라빠레뜨 더블 메쉬 블러 팩트. (자료 = CJ오쇼핑)
말 디자인으로 유명한 라빠레뜨도 올해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라빠레뜨 뷰티를 론칭했지만 자사 온라인 사이트와 일부 매장에서만 팔다가 올해 오픈마켓과 홈쇼핑으로판매처를 넓혔다.

회사 측은 지난달 말 CJ오쇼핑의 'CJ뷰티의 신' 코너를 통해 '라빠레뜨 더블 메쉬 블러 팩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1시간 만에 3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더블 메쉬 블러 팩트'는 펌핑 매쉬 타입의 제조공법을 이용해 기존 쿠션 제품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해당 제조공법은 특허로도 등록했다. 라빠레뜨 관계자는 "밤 리퀴드의 중간 제형으로 밀착력과 지속력을 높이고, 끈적거림도 줄여 머리카락, 미세먼지가 달라붙지 않도록 했다"며 "하반기엔 색조 등 제품군을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빠레뜨 뷰티는 오프라인 매장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 명동에 메가샵과 롯데백화점 창원점, 광복점에 각각 입점했다.
패션업계가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본업인 패션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제이에스티나 시계 부문은 2012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환경도 악화됐다. 2011년 223억원에 달했던 해외매출은 2014년 108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해외 수출에서 시계는 주얼리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다.

라빠레뜨를 운영하는 보끄레머천다이징도 2015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패션업계는 국내외에서 성장세를 지속하는 화장품 시장을 통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수출 제외)은 연간 1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K뷰티 열풍을 타고 화장품 수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34억4600만달러(약 3조9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지난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2.1% 증가한 19억3500만달러를 나타냈다.이미 해외 패션 브랜드는 화장품 카테고리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샤넬, 버버리, 입생로랑, 톰포드 등 해외 패션 브랜드는 화장품을 제2의 브랜드로 출시했다. 이들은 화장품을 통해 고객 저변을 넓히면서 매출을 올리는 전략을 편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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