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지배구조 공시’ 샘플 공개…기업들 “별 부담 없네”

올해 반기보고서부터 도입 예정
전국 돌며 설명회 개최…자율 참가기업 모집 예정

“당사는 매년 사외이사 내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려면 기대 부합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사외이사 외부 평가는 실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올 하반기 도입 예정인 ‘기업지배구조 공시제도’의 작성 예시를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1일 서울을 시작으로 24일 광주, 25일 대전, 26일 대구, 27일 부산에서 실무 설명회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 공시제도는 거래소가 선정한 핵심 원칙 10개 항목을 지켰는지와 지키지 않았을 경우 사유를 함께 기재하는 방식이다. 9월 말까지 자율적으로 도입된다.

거래소의 작성 예시를 보면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 사외이사, 주주총회, 감사기구, 사회적 책임, 보수 등 지배구조 관련 사항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경우 약력을 기재하는 데 그쳤던 기존 공시와 달리 선임 배경과 전문성 여부 등을 풀어줘야 한다.

가장 많이 달라지는 부분은 주주총회 관련사항이다. 주주 권리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주총 개최 4주 전에 주주들에게 공고하고, 주총 세부사항도 적시하도록 했다. 주총 시간과 주주 발언 내용, 소요 비용과 함께 주총 안건별 찬반 득표율까지 세세하게 공시하도록 했다.

실무 사례를 접한 상장사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부담이 크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대주주나 최고위 경영진이 민감해할 수 있는 내용은 별로 없다”며 “기존 공시 내용을 투자자 입장에서 친절하게 서술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해 지배구조 투명성 요구가 많다”며 “기업 부담을 최대한 고려한만큼 많은 상장사들이 도입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