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국 직접투자, 대중국의 4배

지난해 2배 늘어 123억달러
중국 투자금액은 오히려 감소
한국이 해외에 직접투자한 액수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대(對) 중국 투자는 최근 수년간 제자리걸음이었지만 미국 베트남 등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 결과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총 352억달러(약 40조900억원)로 2013년 기록(303억달러)을 넘어섰다. 전년(277억달러)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대미 투자가 123억달러로 전년(58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한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증가한 데다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올초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장기업인 미국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도 2015년 15억달러에서 지난해 23억달러로 급증했다.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임금에 매력을 느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현지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반면 중국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33억달러로 전년(30억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대미 투자의 4분의 1 수준이다. 대중국 투자는 2013년 52억달러에서 2014년 32억달러로 내려앉은 뒤 줄곧 30억달러대에서 머물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대중국 투자는 올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용덕 IBK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성장 둔화에도 인건비가 오르고 자국 기업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머뭇거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