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카공족 '성지' 스타벅스 뜨자…너도나도 '구애 경쟁'

커피 전문점들이 '카공족'을 잡기 위해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객단가가 높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도 높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커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1인 테이블·대형 공용 테이블 비중을 높이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자리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고객들을 위한 것이다.할리스커피는 지난해부터 '라이브러리' 콘셉트를 매장에 도입하고 있다. 콘센트와 스탠드를 비치하고 칸막이를 둬 1인 고객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꾸몄다.

이를 통해 실적도 크게 개선했다.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8.5% 늘어난 1286억원을, 영업이익은 86% 증가한 127억원을 기록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4인 좌석을 줄이고 칸막이를 설치한 1인 좌석을 늘리는 추세다. 1인 테이블을 크게 늘린 건대점은 인테리어 변경 후 전체 매출이 27% 늘어났다.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홀로 방문한 1인 고객과 카공족을 배려해 높은 파티션으로 공간 분리 또는 바(BAR) 형태로 구성하고 좌석마다 콘센트를 설치한 매장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카공족이 업계의 문제로 치부될 때도 꾸준하게 콘센트와 대형 공용 테이블, 바 테이블을 늘리며 카공족 유치에 나섰던 브랜드다. 이에 경쟁사들이 콘센트·와이파이 제공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때 '성지'라고 불리며 카공족들을 흡수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카공족·나홀로 트렌드에 맞춘 인테리어로 다양한 고객들이 효율적이면서도 편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고객들이 더 편하게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그간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으며 '커피'에만 집중해 왔던 커피빈도 지난해부터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이렇게 카공족 유치에 앞장서는 것은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여겨졌던 장기 체류 고객이 오히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카공족으로 대표되는 장기 체류 고객은 단기적으로는 회전율을 떨어뜨리지만 일반 고객에 비해 브랜드 충성도가 강하고 객단가가 높다. 커피전문점이 5만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로열티 높은 고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할리스커피 관계자는 "분리형 좌석과 친목도모를 위한 원형 테이블 등 타깃별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고객 유입도 극대화돼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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