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코리아] 미국 "성장·안보도 기초연구에 달려" 범정부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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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끄는 기초과학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미국은 지금도 기초연구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직속 기구인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는 2012년 ‘변혁과 기회, 미국 연구사업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줄고 미국 산업계가 점점 응용연구 쪽에 집중하는 것을 비판한 보고서를 냈다. 위원회 측은 “R&D에서 기초연구 분야 투자가 줄면 새로운 산업과 고용을 창출할 동력을 결국 상실할 것”이라며 기초연구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EU, 국경 허문 '프런티어 연구'
일본, 젊은 과학자에 연 2조 투자
양자역학과 원자구조 분석이 컴퓨터산업의 토대가 됐고 수학과 컴퓨터 과학이 인터넷을 탄생시킨 것처럼 의도하지 않은 연구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의회도 협력에 나섰다. 미국 의회는 2015년 기초연구 역할이 국가 안보, 경제 성장과 번영에 있다며 ‘경쟁력 강화 법안 개정안’까지 만들었다.
미국 정부는 기초연구 투자뿐 아니라 성과를 상업화해 빠르게 확산하는 법안들도 함께 제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학을 기초연구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기초연구의 51%가 미국 내 대학에서 이뤄진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따르면 미국은 대형 망원경과 가속기 등 대규모 시설을 이용해 새로운 발견과 신기술을 창출하는 ‘고위험 혁신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중력파를 탐지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처럼 과학과 공학에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거나 새 연구 방법을 제공하는 연구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려는 것이다.
유럽연합(EU)도 기초연구 진흥에 적극적이다. EU는 기초연구를 프런티어 연구라는 용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 정보통신기술(ICT), 나노테크놀로지 등 새로운 과학기술 영역에서는 기초와 응용이라는 전통적 구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프런티어 연구는 EU 내 연구자 협력을 통한 새로운 지식의 발견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를 위해 국경마저 허문 셈이다. 결과가 나지 않는 위험한 연구와 다양한 학문을 배경으로 하는 학제 간 연구도 지원 대상이다. 연구 주제 선정과 평가도 철저히 과학자가 한다. 지난해 6500명이 지원을 받았다.일본은 노벨과학상 수상자 22명을 배출했고 2000년대 이후에만 17명을 배출한 과학강국이다. 그런데도 연간 2300억엔(약 2조3500억원) 이상을 기초연구와 신진 과학자 지원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39세 이하 연구자를 지원하는 사업 외에 해외 우수 연구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우수한 젊은 연구자의 국제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