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 / 4차 TV토론] 문재인 "3당 후보 단일화 하나" 질문에 안철수·유승민 "절대 그런 일 없다"…홍준표 "왜 내게 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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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TV토론서 설전대통령선거를 불과 2주일 앞두고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바른정당이 지난 24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3자 간 원샷 단일화를 제안한 게 기폭제가 됐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으려면 후보 단일화 외에 다른 방안이 없다는 판단에서다.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저와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이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책임있는 분들에게 의총 결과를 설명하고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을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가 조원진 새누리당,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와 단일화 추진을 제안한 데 대해선 “의미없다”고 일축했다. 또 “3자 아닌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바른정당의 ‘3자 원샷 단일화’ 제안은 당과 유승민 후보가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당선 가능성이 없는 유 후보의 완주는 의미가 없는 만큼 연대를 통해 현 국면을 돌파한 뒤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 후보 모두 자력 당선 가능성이 없어 바른정당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정치공학적 셈법도 작용했다.
바른정당 '3자 단일화' 제안
양자대결땐 '예측 불허' 게임…3당 정책 달라 역풍 우려도
실현 가능성 얼마나 있나
투표지 인쇄전 30일이 시한…지지기반 달라 쉽지 않을 듯
3자 간 원샷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폭발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칸타퍼블릭의 양자 대결 조사(21~22일 1030명 대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41.4%, 41%를 기록해 지지율 격차가 불과 0.4%포인트였다. 양자 구도가 되면 오차범위 내 승부가 된다는 의미다. 다만 3당 간 지지 기반과 정책 방향 등 정체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단일화 명분이 떨어지고 역풍이 불 수도 있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차선책으로 바른정당과 한국당, 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단일화가 거론된다. 바른정당과 한국당 간 보수 후보 단일화는 양당 모두 긍정적이다. 양당은 탄핵 국면에서 분당됐지만 정책 방향, 지지 기반을 공유하고 있고, 홍 후보도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왔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열려 있다.양당은 정책 방향에서 견해차가 커 걸림돌이 됐지만 안 후보가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하는 등 우클릭 행보를 하며 입장차를 좁히고 있다. 문제는 양자 단일화는 3당 단일화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단일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후보들의 입장이 부정적이다. 유 후보는 이날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 TV토론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문 후보 질문에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문 후보가 “당에서 요구하지 않느냐”고 하자 유 후보는 “문 후보 잘못될까 그러냐, 후보 동의 없이 안 된다”고 했다.
안 후보도 “국민의당도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그렇게 말하더라”는 문 후보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 존립이 문제가 되니까 자기들 살 길 찾아서 떠드는 걸 왜 우리한테 묻느냐”고 되물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주먹을 흔들며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외쳤다.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단일화 방식 등을 놓고 의견차가 클 것이 불 보듯 뻔해 협상 타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1차 단일화 시기는 투표용지 인쇄 전인 30일 이전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채연/조미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