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광고비 10분의 1만 보안에 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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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6
기본 무시하고 성장 매달리다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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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벌어진 모바일 숙박예약 서비스 ‘여기어때’의 해킹 사건은 애슐리 매디슨의 사고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커들은 99만건에 이르는 개인정보를 훔쳤다. 예약자 이름과 휴대폰번호 같은 기본적인 개인정보는 물론 숙박한 업체와 날짜 같은 정보까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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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이노베이션은 2014년 여기어때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외연 확대에 들인 노력에 비해 내실을 다지는 데는 소홀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어때는 업계 최초로 개그맨 신동엽 씨 등 유명 모델을 기용해 대대적 광고를 하기도 했고 ‘5박에 1박 무료’와 같은 파격적인 마케팅도 벌였다. 작년 한 해 광고선전비로 222억원을 썼다. 전년(67억7435만원) 대비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246억원이었다. 경쟁사와 ‘업계 1위’ 타이틀을 두고 ‘진흙탕 싸움’도 벌였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비의 10분의 1만 보안에 투자했어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승우 IT과학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