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지주사 전환 사실상 물 건너가

전자 지주전환 백지화 여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백지화하면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탈바꿈 작업도 사실상 무산됐다. 삼성그룹은 애초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금융 계열사를 삼성생명 중심 지주회사 밑에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겠다고 지난 27일 발표하면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도 사실상 폐기됐다”고 28일 밝혔다.삼성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지난해부터는 다른 금융계열사 지분도 꾸준히 사들였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초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4339만주)를 전량 넘겨받아 삼성카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생명은 또 삼성증권 지분도 꾸준히 매입해 29.92%까지 늘려놨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현재 15%에서 금융지주사 요건인 30%를 맞추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강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중단과는 별도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도 내놓고 있다. 고객 정보 교류와 이에 따른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 시너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도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다른 계열사 중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7% 중 2.7% 이상(중간금융지주사 요건인 5% 초과분)을 사들일 여력이 있는 회사는 없다”며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