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구스타프 클림트'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설탕제조업자이자 금융업자인 페르디난트 블로흐와 결혼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를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의 스타 화가로 떠오른 클림트는 처음에 아델레와 화가, 컬렉터로 인연을 맺었다. 둘 사이에 특별한 관계의 징후가 포착된 것은 1899년 아델레가 클림트에게 초상화 주문을 맡기면서부터다. 당시 아델레의 나이는 18세, 클림트의 나이는 37세였다. 두 사람은 화가와 모델로 새로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졌다. 아델레는 상류층 출신 여성이면서도 클림트를 위해 매우 관능적인 그림의 모델이 돼줬다.

1912년 완성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Ⅱ’ 역시 아델레를 모델로 여성의 관능미를 찰지게 잡아낸 걸작이다. 회백색 가운을 입고 검은색 모자를 쓴 아델레의 우아한 모습이 싱그럽기도 하다. 풋풋한 소녀의 이미지에 아름답고 성적인 매력이 겹쳐지면서 몽환적 분위기가 퍼진다.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2006년 이 그림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790만달러에 사들여 소장하다가 작년 여름 중국인 미술애호가에게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매각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