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구 무대극 중 석가모니의 삶을 다룬 작품을 생각해보니, 비교적 최근의 화제작으로 2010년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초연한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싯다르타’가 떠올랐다. 부처가 되고자 하는 고귀한 왕자의 여정을 연결된 16개 장면을 통해 추상적, 상징적으로 표현한 무용극이다.프렐조카주는 인도 여행, 특히 갠지스강 유역의 바라나시에서 깊은 인상을 받고 작품을 구상했다. 브루노 만토바니의 음악에는 현대적 감각과 함께 약간의 발리우드(인도 영화)풍이 가미됐다. 전자 기타, 타악기, 오케스트라의 부드러운 허밍이 각각 싯다르타, 악의 무리, 깨달음의 존재를 상징한다.
안타깝게도 프렐조카주의 시선은 호기심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진정한 걸작은 대상에 대한 깊은 사랑과 몰입을 통해 탄생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