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 투자' 신용융자 잔액 올 들어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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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3900억까지 치솟아증권회사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시장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나타내주는 신용융자 잔액이 올 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 합계는 지난달 24일 기준 7조3900억원이다. 올해 초 신용융자 잔액(6조8082억원)보다 5818억원 증가한 규모로 연중 최대치다.증권업계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투자심리가 살아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완화되고,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통령 후보가 당선권에서 다소 멀어지는 등 대내외 투자 여건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면서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달 27일 현재 7억262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증권사 대출로 마련한 자금으로 투자한 결과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연초 이후 신용융자 잔액이 많이 늘어난 유가증권시장 상위 20개주 가운데 주가가 오른 종목은 11개였다. 일성건설은 신용융자를 통해 매입한 주식이 연초 405주에서 넉 달 만에 6만3541주로 1만5600% 늘었다. 이 기간 주가는 8950원에서 1만5950원으로 78.2% 올랐다. 반면 신용융자 투자 주식이 1200% 이상 증가한 성지건설 주가는 연초 대비 46.9% 하락했다.
코스닥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신용융자 잔액이 늘어난 상위 20개주 중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12개로 조사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