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고객을 웃게 하는 행복경영

임정배 < 대상 대표 eureka@daesang.com >
지난 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다. 어버이날이 되면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겨보는 것처럼 근로자의 날에는 회사를 존속하게 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미국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직원 행복이 고객 만족이다’는 슬로건 아래 직원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기업이다. 이 회사는 초스피드 성장을 한 것은 물론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직원 행복이 곧 사업 성공 열쇠라는 자포스의 경영철학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고객 감동 서비스로 이어졌고 소비자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가 됐다.내부 고객인 직원의 만족도 얻지 못하는 기업이 외부 고객인 소비자를 만족시킬 리 만무하다. 그러나 경영자 입장에서 이 뻔한 상식을 추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소비자 요구가 모두 다른 것처럼 직원 요구와 만족의 정도가 제각각이라 기준을 잡기 쉽지 않다. 다만 기업은 직원 행복 추구에 대한 고민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맞벌이 가구는 520만가구다. 전체 기혼 가정 수의 43.9%를 차지한다. 이들이 일터에서 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려면 자녀 보육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필자 회사에서는 2011년 직장 어린이집을 열었다. 직원 자녀들이 생활할 공간인 만큼 건축자재부터 식자재까지 어느 하나 대충 넘긴 것이 없다. 직장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직원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가까운 곳에서 내 아이를 안전하게 돌봐주기에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매월 둘째주에는 조기 퇴근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장려하는 ‘가족사랑데이’도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 상담원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안마 서비스와 심리상담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일터에서 소중한 사람으로 대우받으며 만족을 얻는 직원은 자신이 받은 것 이상의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이후 기업 분위기가 달라졌을 뿐 아니라 매출도 올랐다. 직원이 행복한 환경은 생산성과 창의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을 이뤄낼 수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중요한 건 이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행복한 우리 직원들이 소비자를 감동시키고 웃게 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길 희망해본다.

임정배 < 대상 대표 eureka@daes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