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직접투자 늘리는 개인...테슬라株 가장 많이 거래했다

해외주식 잔액 첫 8조 넘어
국내 증시가 뜨겁지만 해외 주식 ‘직구’(직접구매)도 열풍이다. 해외 주식 거래가 편리해진 데다 국내보다 해외 증시의 수익률이 높았던 영향이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해외 종목은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전기차 업체 테슬라였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9억9600만달러였던 국내 해외 주식 잔액은 올 3월 말 78억6600만달러(약 8조9000억원)로 증가했다. 해외 주식 잔액이 8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식 잔액과 거래대금이 모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테슬라에 몰렸다. 지난달 테슬라를 337번(거래금액 2026만달러)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0일 테슬라 주가가 312.39달러까지 치솟아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40%가량 올랐다.

테슬라에 이어 그래픽 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294건, 1863만달러), 글로벌 금광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DIRXN DAILY JR BULL GOLD 3X’(276건, 1862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애플(246건, 1668만달러)과 중국 인터넷 업체 텐센트홀딩스(246건, 2273만달러)도 국내 투자자 거래가 많은 종목이었다.해외 주식 거래가 늘자 증권사들도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 GBK(글로벌브로커리지) 본부를 구성했다. 이 회사의 해외 주식계좌 잔액은 지난해 말 6798억원에서 올 4월 말엔 1조228억원으로 넉 달 새 50% 가량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이 국내 주식과 달리 차익에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익 중 22%가량을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이영원 미래에셋대우 해외주식컨설팅팀장은 “투자자들이 손해가 발생한 종목은 잘 팔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해외 주식은 손해 본 종목도 팔아야 손익이 상계가 돼 절세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