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필터주사기 '그린메디' 개발한 상아프론테크 "매출 10% R&D투자…신제품 연 4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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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 탐방일회용 주사기의 재사용이 종종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합성수지 활용해 2차전지 부품 등 생산
"필터주사기 유럽CE 획득, 하반기 미국 FDA 인증 예상
미국·유럽시장 개척 나설 것"
인천 남동산업단지의 상아프론테크(사장 이상원·63)는 이를 해결한 안전필터주사기 ‘그린메디’를 개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상원 사장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경희의료원 등 국내 주요 병원에 납품을 시작했고 유럽인증인 CE마크를 획득한 데 이어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그린메디는 재사용 방지, 주사제 여과기능, 바늘 찔림방지기능 등을 갖춘 제품이다. 주사기 내부 약물을 환자에게 주입한 뒤엔 바늘이 주사기 내부로 들어가고, 주사기 밀대를 부러뜨려 폐기할 수 있도록 했다. 주사제 앰풀의 미세한 유리 조각이 환자 몸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필터 기능도 갖추고 있다. 연구에 나선 지 3년 만인 2015년 말 개발했다.
○매년 3~4개 신제품 개발
상아프론테크는 불소수지를 비롯한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을 원료로 다양한 첨단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생산제품 중 상당수는 수입품을 국산화한 것이거나 처음 개발한 제품이다. 1974년 이 사장 부친인 이경호 회장(지난해 작고)이 서울 오장동에서 창업한 이 회사가 처음 생산한 제품은 재봉틀 노루발이었다. 당시 노루발 소재는 금속이었는데 섬유 원단과 마찰이 심한 단점이 있었다. 이를 처음으로 불소수지 소재로 개발해 마찰력을 대폭 줄였다. 그 뒤 자동압축성형기를 비롯해 열수축튜브, 웨이퍼 캐리어, 액정표시장치(LCD) 카세트 등을 국산화했다. 이 사장은 “우리의 핵심 기술을 토대로 매년 서너 개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 밑바탕엔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이 있다. 이 회사는 전체 직원 530명 중 16.2%인 86명이 R&D 인력이다. 총매출의 10% 이상을 R&D에 쓴다. 현재 132건의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185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우수기술연구센터(ATC)기업, 2016년 월드클래스300기업이 됐다. 주요 제품인 LCD 카세트와 전사벨트는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사는 경영’ 추구이 회사는 특히 소재의 합성과 가공, 공정개발 등 소재를 다루는 3대 핵심 기술을 두루 갖추고 있다. 주요 생산품은 △디스플레이용 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카세트 △휴대폰과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부품 △반도체공장용 웨이퍼 이송 및 보관제품과 반도체몰딩용 이형필름 △자동차용 피스톤링 △의료기기 △불소수지 멤브레인 등이다. 거래처는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만도, 모비스 등이다.
이 사장은 대학 졸업 후 현대종합상사에 근무하다가 1986년 상아프론테크에 입사한 뒤 부친 밑에서 눈물을 쏟을 정도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50세인 2004년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더불어 사는 경영’을 추구한다.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이익이 나면 종업원과 나눈다. 이 회사의 대졸 초봉은 약 4000만원(인센티브 포함 시)에 이른다.
그는 부친을 닮아 부동산 투자 등에 한눈을 팔지 않고 기업경영에만 몰두했다. 번 돈은 전부 시설이나 R&D에 재투자했다. 국내 4곳과 해외 4곳(중국 3곳과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둔 것도 이 덕분이다.그는 “합당한 대우를 통해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과 더불어 R&D에 주력해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