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 문재인의 '압승'이냐, 홍준표·안철수의 '뒤집기'냐…2300만명 선택에 달렸다
입력
수정
지면A5
최종 투표율 80%로 추정한 '대선 판세'대통령 선거 사상 첫 사전투표제가 도입돼 19대 대선 결과 예측이 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체 유권자(4247만명)의 26.06%인 1107만명이 지난 4~5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를 했다. 최종 투표율이 80%라고 가정하면 남은 표는 약 2300만표다.사전투표에서 후보들이 최종 여론조사 지지율에 비례해 득표했다고 가정하면 ‘1강·2중’의 판세를 뒤집는 데 200만표가 필요하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깜깜이 선거(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표심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20~30%에 이르는 부동층이 한 후보에게 쏠리면 막판 역전 드라마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역전 드라마 나올까
여론조사대로 간다면 …
문재인 지지율, 홍준표·안철수의 두 배
사전투표 크게 앞설 가능성
2300만 표심 어디로…
홍준표든 안철수든 역전하려면 중도·보수표 한쪽으로 쏠려야
막판 변수 많아 예측 어려워
부동층·'샤이보수' 표심 주목
사전투표한 사람은 선거 당일(9일) 투표가 힘들거나 이미 지지 후보를 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여론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응답한 유권자 층과 겹칠 공산이 크다. 지난 1~2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8%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0%,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16%로 뒤를 이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8%였다. 이 지지율이 사전투표 득표로 이어졌다고 보면 문 후보는 421만표, 안 후보는 221만표, 홍 후보는 177만표를 얻은 것으로 단순 추산할 수 있다. 문 후보는 ‘1라운드’ 격인 사전투표에서 홍·안 후보보다 200만표 이상을 더 얻은 셈이다.관건은 남은 2300만표의 향배다. 중도(26.9%)·보수(26.4%) 성향 유권자들이 홍 후보나 안 후보로 가고, 진보(35.4%) 성향 유권자들이 문 후보로 가면 9일 선거에서 문 후보는 810만표가량을 더 얻는다. 홍 후보 또는 안 후보가 1000만표 이상을 득표해야 결과적으로 1240만표를 얻는 문 후보를 제치고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남은 2300만표 가운데 44~46%가 홍 후보나 안 후보를 찍어야 한다. 한 정치전문가는 “사전투표에서 최종 여론조사 지지율만큼 득표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긴 하지만 그만큼 역전이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깜깜이 기간 변수 영향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반론도 많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사전투표한 유권자는 적극적인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여론조사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을지, 깜깜이 선거운동 기간을 지나면서 부동층이 특정 후보에게 몰아주는 형태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종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30%에 달했다.지난 3일 이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도 잇달았다. SBS는 문 후보 측의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을 보도한 데 이어 3일 밤 “오보였다”고 공개사과했다. 국민의당과 한국당은 이를 “언론통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안 후보는 바닥 민심 공략을 위해 ‘120시간 뚜벅이 유세’ 중이다.
심 후보의 ‘사표론(심 후보를 찍으면 죽은 표 된다) 반박’과 바른정당 탈당파의 한국당 복당 등도 문 후보와 홍 후보 득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간) “아직 20%의 유권자가 표심을 정하지 못한 만큼 중도·우파 표심이 한 후보에게 쏠린다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에 가려져 있는 5% 정도의 ‘샤이 보수’와 부동층이 특정 후보에게 몰릴 경우다. 배 본부장은 “사실상 후보 단일화가 물 건너가 선거 공학적 접근이 차단되면서 소신 투표가 나오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