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의 '쾌거'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악조건 뚫고 전세계 2위, 4위
신형 장거리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LG화학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났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가 제외되는 등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LG화학이 899.9㎿h로 2위, 삼성SDI는 409.8㎿h로 4위에 올랐다고 8일 발표했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165.5%, 삼성SDI는 93.1% 늘어난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4.7%, 6.7%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LG화학은 르노와 쉐보레의 장거리 전기차 출시로 출하량이 늘었고, 삼성SDI도 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BMW 신형 i3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1분기 배터리 출하량 1위는 테슬라에 원통형 전지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8.0% 늘어난 2241.5㎿h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BYD는 올해 1분기 366.9㎿h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7% 줄어든 수치다. 중국의 전기버스 배터리 보조금 지급 결정 지연에 따라 출하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SNE리서치의 설명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중국이 한국의 배터리에 대해서 보조금을 제한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출하량과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인 것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강창범 LG화학 전지부문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2세대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전년 대비 20~3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