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투표율 80% 넘을까…사전투표-본투표율 제로섬 현상 뚜렷

사전투표율에선 전국 기록 밑돌았던
강원, 투표율 1위...오전 10시반 기준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9일 오전 6시 시작됐다. /사진=변성현 기자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보인 19대 대선에서 최종 투표율도 1997년 이후 20년 만에 80%를 넘기며 역대 최고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투표가 시작되면서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지역에선 본투표율이 낮게 나타나 최종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 19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율이 오전 10시 30분 기준 14.1%로 집계돼 같은 시간 기준 지난 18대 대선 투표율에 비해 일단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별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제로섬 게임(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0)가 되는 게임)' 양상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별로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지역은 본투표에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본투표율 16.1%로 전국 1위를 기록한 강원은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25.25%를 기록해 전국 평균(26.06%)을 밑돌았다.

대구 15.4%, 경북 15.7% 등 영남권도 상대적으로 높은 본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앞서 사전투표에서 각각 22.28%, 27.25%의 투표율을 기록해 전국 평균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았던 지역이다.반면 사전투표에서 전국 평균에 훨씬 웃도는 투표율을 보였던 호남지역은 본투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10시30분 기준 광주와 전남의 투표율은 각각 13.0%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지난 사전투표에서 전국 투표율 1위를 기록한 세종시 역시 본투표에서는 11.8%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게 출발하고 있다.

26.06%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본투표율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과 달리 높은 사전투표율이 본투표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 투표율이 8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특히 이날 새벽 전남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전국에 확대되는 비 소식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선거일에 비가 오면 외출을 꺼리는 유권자들이 생겨 투표율은 낮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가 이날 내리는 비로 씻겨 오히려 유권자들의 외출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미세먼지 탓에 연휴에도 장거리 외출을 하지 못한 시민들이 비가 내리면서 투표장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는 이번 19대 대선의 투표율이 80%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재외투표와 사전투표에서 참여 분위기가 높았고, 선관위가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 등에서도 적극투표 의향층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난다"며 "투표율이 80%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선관위는 또 궐위선거로 본투표일 마감 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2시간 연장된 것도 최종투표율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16~18대 대선에서 투표율은 60∼70%대에 그쳤고 2002년 16대 대선은 70.8%, 17대 대선 63.0%, 18대 대선 75.8%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는 오후 1시 공개되는 투표율에 합산돼 반영될 예정이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