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의 선택] 단일화 없는 다자대결…방황한 보수 표심…뚜렷한 세대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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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조기대선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결정 후 보궐선거로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 속에 보수층 표심이 표류하면서 야야(野野) 대결 구도가 형성됐는가 하면 원내 의석을 가진 정당의 후보가 중도 사퇴 없이 완주하면서 다자 구도가 끝까지 이어졌다. 막판 보수층 결집으로 지역 대결 구도가 일부 나타났지만 19대 대선은 연령별로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갈리는 ‘세대전쟁’ 양상이 뚜렷했다.
반기문→황교안→안철수→홍준표…수차례 옮겨다닌 보수 지지층
지역구도는 예전보다 희미해져…文, 대구·경북서 20%대 지지율
60대 이상은 洪후보에 쏠림…20~40대는 文 압도적 지지
○방황 거듭한 보수 표심과거 대선에서 ‘상수’ 역할을 하던 보수 표심은 이번 대선에선 방황을 거듭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지난 1월12일 귀국해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보수층을 흡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월1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흩어진 보수 표심은 출마설이 나오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쏠리는 듯했다. 그러나 황 대행마저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보수 표심은 표류했다.
민주당 경선 기간엔 안희정 충남지사가 보수층 지지를 받으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앞서가는 가운데 보수층이 문 후보의 대항마로 안 지사를 선택한 것이다. 안 지사가 경선에서 탈락한 뒤 보수층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이에 힘입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막판엔 보수층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로 집결하면서 보수·진보 간 대결 구도가 다시 부각됐다.○후보 단일화 없는 다자 구도
역대 대선에서 막판 변수로 떠올랐던 후보 단일화가 없었다. 문 후보가 초반부터 독주에 나서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반문(반문재인)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홍 후보와 안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간 중도·보수 단일화를 통해 문 후보에게 맞서는 시나리오였다.3자 단일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양자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었다. 또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이에 맞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조기 대선으로 시간이 부족했던 데다 지지층과 이념적 차이 등 세 후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후보 단일화 논의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선거전 막판 탈당 후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유 후보가 강한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결국 완주했다.○지역보다 세대 대결
세대 대결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세대 대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과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에도 나타났지만 이번 대선에서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문 후보는 20~40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홍 후보가 앞섰다. 50대는 문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에게 비교적 고른 지지를 보내면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
이에 비해 지역 간 대결 구도는 약해졌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과거 민주당 계열 정당의 후보만큼 80~90%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일정 부분을 안 후보와 나눠 가졌다. 대구·경북에선 홍 후보가 강세를 보였지만 문 후보도 2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 부산·경남에선 문 후보가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지지율 1위를 달렸다.
유승호/은정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