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문재인] 조직 다진 노영민, 선거전략 주도한 전병헌, 인재 영입은 최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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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일등공신들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을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도운 통합 선거대책위원회 인사 가운데 숨은 일등공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설문은 시인 출신 신동호
'노무현 정부 비서관' 양정철·김경수
'문재인의 복심'으로 그림자 지원
우선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이 꼽힌다. 노 전 의원은 경선 캠프와 본선 선대위에서 모두 조직본부장을 맡으며 결선 없는 경선 승리에 이어 대선 승리까지 이뤄냈다. 조직본부장은 각 지역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이 선거운동에 열심히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조직을 모으는 중책이다. 조직특보단장을 맡은 원내 친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의원과도 발을 맞췄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현직 의원 모임 ‘달개비’의 좌장이기도 한 노 전 의원은 차기 청와대 비서실장 1순위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전병헌 전 의원은 ‘매머드급’ 캠프가 좌충우돌하지 않고 굴러갈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전략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전 서울 여의도에 개인 사무실을 차리고 캠프에 일찍이 참여해 문 대통령의 경선 전략을 주도했다.
최재성 전 의원은 지난 2년여간 문 대통령의 ‘막후 헤드헌터’로 활약했다. 인재 영입은 주로 최 전 의원이 전담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당내 외부 영입 인사 대부분을 최 전 의원이 주도했다. 대선 경선 국면에선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 귀화 일본인 교수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 경제교사였고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인 ‘제이(J)노믹스’를 설계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등 영입에 관여했다.
시인 출신인 신동호 비서실 메시지 팀장도 숨은 공신으로 손꼽힌다. 문 대통령 당선의 핵심 요소인 대국민 메시지 및 연설문을 담당했다. 2012년 대선과 2015년 2·8전당대회에서 문 대통령 메시지를 주도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고(故) 김근태 의장의 메시지 담당자까지 영입해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다듬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메시지본부장으로 영입에 공을 들인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도 선대위 미디어본부 부본부장으로 돌아와 신 팀장에게 힘을 보탰다.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비서실 부실장도 드러나지 않은 주역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의 ‘3철’ 중 한 명으로 꼽혀온 양 부실장은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사석에서 문 대통령은 그를 ‘양비(양 비서관)’라고 부르며 모든 일을 상의하고 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김경수 의원도 경선 캠프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자처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본선에선 직접 앞에 나서는 대신 문 대통령 유세 현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이정현’이 있다면 문 대통령에겐 ‘김경수’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언론 응대는 비문계로 캠프 공동공보단장을 맡은 박광온·윤관석 의원이 수훈갑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 아들 취업 의혹과 북한 주적 발언 등 상대 후보의 각종 공세를 철벽같이 막아냈다. 오히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돼지 발정제’ ‘여성 비하 발언’ ‘장인 비하’ 공세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검증 문제를 적극 제기하며 역공을 펼치는 등 캠프의 ‘스피커’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경선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한 홍종학 전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경선 캠프 때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선대위가 꾸려진 뒤엔 정책위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낮춰 물밑에서 각종 공약 및 정책 발굴 실무를 담당했다. 홍 부본부장은 경제·사회·외교·안보 등 각 분야 공약을 교통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정책 대변인’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각종 정책의 세부 내용을 언론에 전달하며 문 대통령의 공약 및 정책 홍보에 크게 기여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