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문재인] "김영삼 이어 대통령 또 배출, 거제의 경사"…봉하마을도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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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부산 등 고향 분위기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고향인 경남 거제와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성장기를 보낸 정치적 고향 부산에서도 소통과 협력을 통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O…문 대통령의 고향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마을은 개표를 앞둔 9일 오후부터 잔치 준비가 한창이었다. 38가구, 100여명이 살고 있는 명진마을은 거제의 진산 계룡산(570m)에서 뻗어 나온 선자산(扇子山)이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주민들은 200인분의 소고기 국밥과 떡 등을 준비하고 마을 회관에 모여 파티를 즐기듯 개표 과정을 지켜봤다.개표가 시작되면서 취재진 등 외지인이 늘어나자 손님을 맞이하는 손길도 더 바빠졌다. 마을회관 인근 2640㎡의 논을 방문객 주차장으로 쓰도록 배려했다. 김복순 마을 이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거제에서 두 명의 대통령이 배출되는 경사를 맞았다”며 “고향 대통령이 국정을 훌륭하게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태어났을 때 탯줄을 자른 추경순 할머니는 ‘문재인~’이라는 주변의 연호에 “꼭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었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함경남도 흥남에서 미군 군용선을 타고 1950년 12월25일을 전후해 거제에 도착한 피란민이다.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24일 거제면 명진마을에서 태어나 1959년 부산 영도로 이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거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이 고향이다. 마을 주민들은 거제 발전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시민 2000여명이 모여 문 후보 지지선언을 할 때 참여했다는 주민 박모씨는 “조선업 위기로 거제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문 대통령이 거제의 눈물을 닦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O…문 대통령 시대의 개막에 ‘정치적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도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출구조사 발표에 앞서 ‘영농법인 봉하마을’은 친환경쌀 방앗간 2층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돼지 수육과 친환경쌀로 만든 막걸리 등도 준비했다.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과 봉하마을 자원봉사자, 마을 주민이 모여 개표방송을 함께 보며 문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봉하마을 관계자는 “당선을 확신했다”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O…정치적 근거지 부산에서는 여야 정치권이 이념 대결로 싸우기보다 국익과 국민을 위해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념적 갈등을 벗어나 우리나라가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부산=김태현/김해·거제=김해연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