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 날개 달고…셀트리온, 영업익 두 배 넘게 급증

미국·유럽 순항…1분기 매출 81% 오리지널 제약사 머크는 매출 줄어
셀트리온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판매 호조 덕분이다.

셀트리온은 올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1.3% 증가한 894억원이라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은 1966억원으로 81.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671억원으로 468.5% 증가했다.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은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늘고 있고 미국에서도 반응이 좋아 실적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 등이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램시마는 류머티즘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복제한 약이다. 램시마는 2014년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를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 머크의 올 1분기 레미케이드 매출은 전년 대비 34% 줄어들었다.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위협할 정도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램시마는 미국에서도 순항 중이다. 작년 11월 미국 판매를 시작한 램시마는 작년 4분기 400만달러(약 45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 1분기 1700만달러(약 1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9일 램시마가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에도 오리지널 약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된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인플릭시맙 성분 약 처방의 60%가량을 차지한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소화기 질환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유럽 시장 판매에 들어갔고 내년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트룩시마는 올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49% 증가한 8604억원, 영업이익은 93% 증가한 4886억원으로 잡고 있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판매가 늘어 연간 실적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사장은 “램시마뿐만 아니라 트룩시마, 허쥬마 등이 추가돼 내년에는 공장 생산량에 한계가 올 것”이라며 “1공장을 증설하고 3공장 신설을 통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