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커플이 승리할까…수목드라마 3색 대결

신분 숨긴 세자와 사랑에 빠진 여인
잘나가는 검사와 사법연수원생
열혈 형사와 추리력 뛰어난 아줌마
추리의 여왕
제19대 대통령선거 다음날인 지난 10일 안방극장에는 ‘수목극 대전(大戰)’의 막이 올랐다. MBC와 SBS가 각각 새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과 ‘수상한 파트너’ 첫 방송을 시작하면서다. 방어전에 나선 KBS 2TV ‘추리의 여왕’은 반전과 역습이 가득한 2막을 열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드라마별로 개성이 뚜렷하다. ‘군주’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재창조한 팩션(fact+fiction) 사극, ‘수상한 파트너’는 법정 로맨틱 코미디,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 드라마다. 3사 3색 드라마들이 벌일 삼파전에서 어디가 승기를 잡을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군주
‘군주’, 수목드라마 ‘왕좌’ 차지할까

경쟁 첫 주의 승자는 ‘군주’였다. 12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지상파 전국 시청률 집계표에 따르면 11일 ‘군주’ 3회와 4회 시청률은 각각 10.5%, 12.6%로 단숨에 10%선을 뛰어넘었다. ‘군주’는 한 회 분량이 약 30분으로 하루에 2회분을 내보낸다. 같은 날 ‘추리의 여왕’은 9.2%, ‘수상한 파트너’는 7.2%를 기록했다. 10일 방송분 시청률에서도 세 드라마의 순위는 같았다.

‘군주’의 힘은 호기심을 끄는 소재다.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에 맞서 왕세자의 정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편수회의 존재와 물 사유화는 역사적 사실이다. 옛 청계 주변에는 건기에도 마르지 않는 샘터가 몇 개 있었다. 각각 소유주가 있어 철저히 관리됐다고 한다. 여기에 편수회로부터 세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세자에게 철가면을 쓰고 살게 하는 왕과 세자의 이야기를 더했다.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정치적 막후 실세와 원수를 사랑하게 된 여인의 얘기, 신분을 바꿔 사는 왕자와 거지 등 여러 영화적 요소를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며 “‘군주’가 한국판 ‘왕좌의 게임’ 같은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좌의 게임’은 연맹 국가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7개 가문이 벌이는 싸움을 그려낸 미국 드라마다.

연기력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력이 탄탄한 유승호와 김소현이 만났다. 팬층이 두터운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멤버 엘(본명 김명수)을 기용한 점도 초반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수상한 파트너
‘로코’와 ‘추리물’의 경주, 승자는SBS는 로맨틱 코미디 ‘수상한 파트너’로 안방극장 공략에 나섰다. 기소 성공률 1위의 잘나가는 검사 노지욱(지창욱 분)과 무한 긍정주의 사법연수원생 은봉희(남지현 분)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으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내용을 담았다. 서로 다른 정당에 소속된 남녀 국회의원의 비밀 연애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내 연애의 모든 것’ 등을 쓴 권기영 작가의 신작이다.

‘로코’라는 큰 틀에 미스터리 스릴러와 법정물 성격을 결합했다. 하지만 법과 권력이 손잡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무게감 있게 다룬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주연 배우 남지현은 “한 시간 동안 즐겁게 웃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하루를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줄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군주’와 ‘수상한 파트너’의 등장에 KBS ‘추리의 여왕’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지난달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16부작 ‘추리의 여왕’은 6회 분량을 남겨두고 있다. 사건의 전모를 꿰뚫는 능력이 뛰어난 주부 설옥(최강희 분)과 열혈 형사 완승(권상우 분)이 티격태격하며 펼치는 일상 추리극인 이 작품은 설옥과 완승이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통쾌함에 초반에 10%대 시청률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턴 팽팽했던 긴장감이 점차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제작진은 설옥과 완승을 중심으로 꾸려진 ‘비공식 수사대’와 최고의 프로파일러인 우 경감이 이끄는 특별수사팀이 맞붙는 추리 대결로 극 후반 긴장감을 다시 높이고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