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관저서 집무실까지 9분 걸어 첫 출근

김정숙 여사 "바지 너무 짧아요"
문재인 대통령 "요즘 유행이래"
< 김정숙 여사 “잘 다녀오세요”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거처를 청와대로 옮긴 뒤 처음으로 여민관 집무실에 출근하기 위해 부인 김정숙 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관저에서 나오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맞은 첫 번째 월요일인 15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으로 첫 출근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뒤 휴일인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여민관에 있는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기는 했지만 이사 후 집무실 공식 출근은 이날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시설 정비 문제로 취임 이후 사흘간 서울 홍은동 사저에서 출퇴근해 왔다.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출근길을 언론에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54분 푸른빛이 도는 감색 양복에 흰색 셔츠,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관저 문을 열고 나왔다. 정문에는 주영훈 경호실장과 송인배 전 선거대책위원회 일정총괄팀장이 대기했다. 자주색 원피스를 입은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팔짱을 끼거나 어깨를 잡기도 하는 등 다정히 출근길을 배웅했다.

김 여사는 관저 정문인 인수문(仁壽門) 앞까지 나와 “가세요 여보, 잘 다녀오세요”라며 문 대통령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갑자기 5m가량 달려가 문 대통령의 옷매무새를 만지며 “바지가 너무 짧아요. 바지 하나 사야겠어요. 다녀와요”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고 답했다.

전직 대통령이 통상 관저에서 전용 차량으로 출근하는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이날 주 실장, 송 전 팀장과 대화하며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취재진을 발견하곤 멈춰서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격려했다.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틀간 이전 대통령들처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참모들과 소통을 원활히 한다는 취지에서 비서동인 여민관 3층 집무실로 옮겨 일상 업무를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 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악수하고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무실이 있는 3층으로 이동했다. 이때 시간이 오전 9시3분이었다. 관저에서 집무실까지 걸어서 9분 걸렸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