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네덜란드 출신 후기 인상주의 거장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대도시 파리 생활에 염증을 느껴 1888년 2월 프랑스 남부의 아를로 이주했다. 1888년부터 이듬해까지 아를에 머문 2년 동안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아이리스(붓꽃)’ ‘밤의 카페 테라스’ ‘자화상’ 등 걸작 250여점을 남겼다.

‘별이 빛나는 밤’은 1889년 친구 폴 고갱과 다툰 뒤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이후 아를 인근 생폴드모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린 명작이다. 고흐는 병실 밖으로 내다보이는 밤 풍경을 보고 고향(그루트준데르트)을 떠올리며 상상력을 더해 그림을 완성했다. 거대한 나선형의 밤하늘과 열한 개의 별, 오렌지색 달, 불꽃 모양의 삼나무, 비교적 평온한 마을, 교회 첨탑을 조화롭게 배치해 생생한 미감을 연출했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하늘을 검푸른 필치의 삼나무와 연결해 동적인 느낌을 더욱 격렬하게 살려냈다. 그림을 보는 사람도 거대한 하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미국 팝가수 돈 매클레인은 신인 시절 이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starry starry night’로 시작하는 ‘빈센트’란 곡을 작사, 작곡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