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시장'은 벌써 한여름…주도권 경쟁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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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으로 결제되는 삼성…출격 임박한 LG·구글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만 들고 다니면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페이’ 서비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삼성페이 서비스를 선보이고 빠르게 가입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도 다음달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LG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보유한 구글 역시 오는 8월께 국내 시장에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들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는 온라인 등에서 쓸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 형태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과도 시장 경쟁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결제'춘추전국시대'
삼성페이, 기어S3로도 이용
온라인 결제되는 '미니'도 선보여
내달 출시 LG페이, G6에 탑재
8월 상륙 구글페이에 업계 긴장
LG페이 다음달 개시
LG전자는 다음달 자사 프리미엄폰 G6를 통해 LG페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정보기술(IT)·금융업계에 따르면 LG페이는 우선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롯데카드 등 4개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다.LG전자는 하반기에 국내 대부분의 카드를 LG페이에 등록해 쓸 수 있도록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G6 출시 당시 예고했듯 다음달 LG페이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세부 출시 일정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G6 사용자는 LG페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LG페이는 스마트폰에서 마그네틱 신호를 발생시켜 이를 신용카드 단말기에 대면 곧바로 결제되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위해 미국 결제 솔루션 회사인 다이내믹스와 제휴를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결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LG전자는 앞으로 오프라인 결제 외에도 온라인 결제, 각종 멤버십, 은행 업무 등 다양한 결제 및 금융 서비스로 LG페이 기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페이, 기어S3로도 이용
삼성전자는 이달 초 스마트워치 기어S3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기능을 추가했다. 기어S3 사용자는 스마트워치를 카드 결제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기어S3에 적용된 삼성페이 서비스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마그네틱 기술을 활용해 국내 대부분 카드 결제기에서 쓸 수 있다.
기어S3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있는 삼성기어 앱과 삼성페이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기어S3의 삼성페이 기능은 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카드 등 다섯 개 카드사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다.
기어S3로 오프라인 상점 등에서 결제할 때는 미리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비밀번호는 처음 입력할 때 여섯 자리로 등록된다. 스마트워치를 풀지 않고 계속 이용하면 처음 두 자리만 입력하면 된다. 시계를 풀었다가 착용했을 때는 다시 여섯 자리를 눌러야 한다. 다른 사람이 도용할 경우를 대비해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어S2에서도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을 이용해 결제 기능을 일부 제공했지만 마그네틱 방식 카드 결제기에서는 쓸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며 “기어S3 사용자는 스마트폰과 똑같이 삼성페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 상점 등에서 쓸 수 있는 ‘삼성페이 미니’ 서비스도 시작했다. 삼성페이 미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결제뿐만 아니라 멤버십, 교통카드 등의 기능도 갖췄다.
구글도 8월께 국내 결제시장 진출
구글은 NFC 기술을 활용한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한국 시장에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당초 다음달께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의 사업 승인과 카드사의 기술 적용 문제 등으로 오는 8월께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페이를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비자·마스터카드의 보안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문제 등이 있어 관련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페이의 한국 서비스는 금융당국의 승인 문제 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의 보안 시스템 적용도 사용료 등에 이견이 있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구글 안드로이드페이를 한국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자·마스터카드의 보안토큰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데 이들 글로벌 카드사는 사용료를 1년 면제해 준 뒤 별도 계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 카드사들은 한국에서 서비스하는데 해외 카드사에 돈을 내고 사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IT업계 관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페이가 국내 시장에 상륙하면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삼성페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경쟁 업체들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