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홍영표 꺾은 우원식…야당과 협치가 '1순위 과제'

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우원식

3선의 개혁성향 범주류…을지로위원회 위원장 활약
여소야대 정국 첫 시험대는 이낙연 총리 후보자 청문회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우상호 전 원내대표에게 축하받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9년여 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첫 원내사령탑에 개혁 성향의 범주류 3선 우원식 원내대표가 16일 선출됐다. 지난해 5월 경선에서 우상호 전 원내대표에게 석패한 뒤 1년여간 절치부심한 끝에 여당 첫 원내대표인 중책을 꿰찬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경선에서 총 투표수 115표 중 61표를 획득해 54표에 그친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 의원을 상대로 낙승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나아가라는 명령으로 알고, 홍 의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대표와 뚜벅뚜벅 함께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우 원내대표는 고 김근태 의원을 따르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 계파색이 엷어 범주류로 분류된다. 우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에 입성한 뒤 19, 20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됐다.

그가 두각을 드러낸 것은 2013년부터다. 3년간 당내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민생 문제 해결사’로서 이미지를 구축했다. 지난해엔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개혁성과 협상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 원내대표의 당선은 문재인 정부 초기 친문계에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 당·청 간 힘의 균형, 야당과의 협치를 중시한 비문(비문재인)계의 견제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그가 원내대표 ‘재수생’인 점 역시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홍 의원이 경선을 1주일 앞두고 뛰어든 후발주자임에도 상당히 선전해 주류인 친문계가 건재함을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우 원내대표는 당장 당·정·청 관계를 정립하고, 대야 관계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야 하는 등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적이다. 첫 시험대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야당의 반발로 이 후보자의 청문회가 차질을 빚는다면 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삐걱거릴 수 있다.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초기 개혁입법 통과에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집권 초기 ‘거수기 정당’이란 비난 여론에 내몰리지 않게 원활한 당·청 관계 정립도 필수적이다.

이날 우 원내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재선의 박홍근 의원을 원내 수석부대표에, 초선인 강훈식·제윤경 의원을 원내 대변인에 나란히 임명했다.

■ 우원식 원내대표 프로필△서울(60) △경동고 △연세대 토목공학과 졸업 △연세대 공학대학원 환경공학 석사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 공동본부장 △17·19·20대 의원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