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규제 칼 빼든 유럽…1주일새 세 번째 벌금

와츠앱 인수·개인정보 수집 관련
이탈리아·프랑스 이어 EU도 과징금 부과
미국의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이 유럽 국가들로부터 이용자 정보 수집 등과 관련, 1주일 새 세 번째 벌금을 부과받았다. 유럽은 그동안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독점, 이용자 정보보호 미비 등을 이유로 규제의 칼을 휘둘러 왔지만 페이스북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페이스북이 미국 1위 메신저 서비스인 와츠앱을 인수할 때 잘못된 정보를 줘 당국을 오도했다며 벌금 1억1000만유로(1379억원)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페이스북은 2014년 와츠앱을 218억달러(약 24조5141억원)에 인수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인수 승인을 취소하진 않겠지만 향후 기업들이 인수 승인을 요청할 때 오해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법률을 개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U는 지난해 12월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EU는 페이스북이 2014년 인수 심사 당시 ‘페이스북과 와츠앱의 사용자 정보를 자동 결합하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거짓 진술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와츠앱은 지난해 8월 페이스북과 사용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이용자 약관을 바꾸면서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페이스북 광고 서비스 등을 개선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정보기술(IT) 회사에 여러 차례 강력한 규제 조치를 가했다.페이스북은 그 포화에서 비켜서 있었으나 이번에는 제대로 걸렸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벌금을 포함해 지난 한 주 동안 유럽에서 세 번이나 규제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3일 와츠앱이 고객 정보를 페이스북과 공유하도록 소비자에게 강요했다며 벌금 300만유로를 부과했다. 프랑스 정부도 16일 페이스북이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수집해 왔다며 15만유로의 과징금을 매겼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