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푸·세 설계한 '박근혜의 경제교사' 출신…J노믹스 균형추 역할로

문재인 정부 인사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70·사진)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교사’였다. 이번 대선 때 ‘문재인 캠프’로 옮겨 ‘제이(J)노믹스’(문 대통령의 경제철학)를 설계한 데 이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를 맡아 ‘문재인의 경제 교사’로 변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부의장에 대해 “저와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 경제를 바라보던 분”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제 경제 문제에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김 부의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 구상을 도왔다. 그가 2010년 설립한 국가미래연구원은 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으며, 2012년에는 새누리당 힘찬경제추진단장을 맡아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 등을 골자로 한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설계했다.

김 부의장은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예상과 달리 아무런 자리도 맡지 않았다. 그가 이끌던 국가미래연구원도 2013년부터 특정 정치색을 벗고, 개혁적 보수를 추구하는 독립 민간연구기관으로 탈바꿈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부터 여러 차례 김 부의장을 찾아 경제정책에 관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3월엔 문재인 당시 후보 캠프에 공식 합류했다.

그는 캠프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재정지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J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달 12일 당시 문 후보가 J노믹스를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장에 이상이 생겼을 땐 정부가 들어가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문 대통령이 국민경제자문회의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만큼 새 정부 국정과제 수립에 김 부의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선 김 부의장이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이 과도하게 반(反)시장적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균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 김광두 부의장은

△1947년 전남 나주 출생 △광주제일고,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현 석좌교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서강대 부총장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