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6월부터 16개 보 중 녹조 우려 6곳 상시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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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정책감사문재인 대통령이 22일 4대 강 6개 보를 다음달 1일부터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도 “과학적으로 신중히 판단해 보 철거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가 존치 또는 철거의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다.
4대강 보 어떻게 될까
나머지 보는 생태계 등 고려 단계적으로 개방 수준 결정
향후 1년간 영향평가 후 2018년 말 철거 등 처리안 확정
보 전체 개방 수순으로 가나김 수석은 이날 “하절기를 앞두고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6개 보부터 상시 개방할 것”이라며 “취수와 농업용수 등 이용에는 제약이 없는 수준에서 수문을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10개 보는 생태계, 용수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개방 수준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김 수석은 “1년간 16개 보를 면밀히 관찰해 내년 말까지 (철거 등) 처리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이날 4대강 보 개방을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다음달 1일부터 즉시 개방에 들어가는 보는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다. 이들 보는 다른 10개 보에 비해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아 수문 개방이 쉬운 데다 녹조 발생이 심해 이같이 결정됐다.이날 청와대가 지시한 ‘보 즉시 개방’은 지난 3월 정부가 4대강 일부 오염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보다 강도가 훨씬 높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2015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무총리실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 활동을 근거로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을 내놓았다. 녹조가 심할 때만 댐·저수지에서 비축했던 물을 방류해 보의 수위를 일시적으로 낮추면서 녹조를 유속의 힘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당초 보 개방 기준은 홍수가 예상될 때 제한적으로 수문을 여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댐-보-저수지 연계운영에선 보가 제 역할(저류조)을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수문을 개방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상시 개방하면 사실상 보는 해체 단계에 들어서는 것과 마찬가지란 지적이다.추가 조사 1년 이상 걸릴 듯
이번에 상시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한강 강천보·여주보·이포보, 낙동강 상주보·낙단보·구미보·칠곡보, 금강 세종보·백제보, 영산강 승촌보 등 10개 보도 결국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과 관계없는 기존 보(한강 신곡수중보)까지 개방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녹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2015년 서울시 용역을 근거로 해서다.
청와대는 “4대강 사업의 큰 실책은 자연환경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사업을 너무 조급하게 추진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 철거 후 재자연화, 보 존치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년간 평가한 뒤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면 조사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그러나 가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보 개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전국 강수량은 평년(272.5㎜) 대비 85% 수준이다. 경기 강원 충남 전남 등에서 가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공주보가 개방되면 공주 일대 농지에 대한 물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아 가뭄 피해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주시에서 농사를 짓는 A씨는 “쩍쩍 갈라진 논이 많다”며 “공주보만 믿고 모내기를 하고 있는데 물을 다 흘려보내면 농민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한숨지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