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르네상스 부산] "4대 권역별로 4차산업 생태계 조성…'스마트 시티 부산' 만들 것"

인터뷰 - 서병수 부산시장

서부산권·영도·문현·해운대
교통·안전·에너지 등 전분야 스마트시티 서비스 확산

4차산업 대비 기능인재 양성…제조업 스마트팩토리도 보급
“4차산업을 육성하면서 동시에 고급 일자리도 함께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자동화·지능화의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와 제조업, 서비스 분야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일자리 확보를 근간으로 해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이라는 비전은 4차 산업혁명과 맥을 같이한다”며 “단기간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져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벡스코 가상증강현실 융복합센터 모습. 부산시 제공
서 시장은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65%가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직종의 직업을 가지고 스마트공장 확산, 제조업 디지털화(맞춤 소량생산), 제조의 서비스화(제품과 서비스의 결합, 제품과 소프트웨어의 결합)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실감형 교육),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 교통(지능형 교통), 의료(원격 및 AI 정밀의료), 유통(옴니채널의 진화)의 변화도 급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 시장은 4차산업 시대가 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다보스 포럼(WEF)에서 향후 5년간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산업과 기술이 급변해 생명력이 짧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 변화 주기에 대응한 직업교육과 평생학습체제로 전환하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여건에 부합하고, 경쟁력이 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산업, 드론, 사물인터넷 및 클라우드, 파워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및 방사선 의·과학, 영상과 콘텐츠, 관광 마이스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꾸준히 스마트공장 전문가를 육성하고 소프트웨어 인재사관학교, 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터 조성, 전략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기술사관 육성 사업을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으로 제시했다.서 시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스마트시티 서비스 실증,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조성, 소프트웨어 융합, 클라우드산업 성장 촉진, 가상·증강현실 생태계 조성 등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며 “앞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IoT 융합을 통해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혁신을 이뤄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생산 현장에 스마트 팩토리를 확산하고, AI 기반 스마트시티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시는 제조현장에 스마트공장 보급을 확산하고 있다. 노후 산단을 중심으로 제조 전 과정에 ICT를 도입해 최소비용과 최소시간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016년 165개사가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는 데 자금을 지원했다. 지원 대상을 올해 220개, 2018년 290개, 2020년에는 430개 업체로 늘릴 방침이다.

서 시장은 “제조업 등 전통산업을 되살리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수도권 판교에 대응하는 ‘남부권 4차 산업혁명 거점’을 지정해 남부권 경제 중심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모든 산업과 기술에 교육, 디자인, 문화까지도 융합하는 초융합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이라며 “부산의 미래 먹거리는 이런 과정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관·학이 힘을 합쳐 부산의 특성에 맞는 신산업 육성과 산업을 고도화하고 미래형 인재를 양성해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또 부산과 울산, 경남은 세계적인 제조업 메카라는 점을 살려나갈 방침이다.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은 스마트공장을 보급하고 주력 제조업인 기계부품, 자동차, 신발, 섬유·패션산업은 ICT 융복합 기술 지원을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은 비즈니스 서비스 100대 강소기업을 선정해 육성하고 영상·콘텐츠, 관광·마이스, 물류 등 전략서비스산업은 산업 간 융복합을 지원해 고도화한다.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조성, IoT 생태계 조성, 시민 체감형 서비스 확산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시티 구축을 확산하는 것도 그의 야심찬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직업군 탄생 등 일자리 창출의 계기가 될 것이므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미래 인재 및 전문인력 양성에도 더욱 집중하겠습니다. 단순 일자리 감소와 이에 따른 사회 양극화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 대책도 함께 마련할 것입니다.”

서 시장은 기업 생산성과 주민 편의를 위한 산업 간 융합과 4차산업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36억원을 들여 연내에 녹산과 신평·장림, 신호, 화전산업단지의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그룹웨어와 오피스 회계관리 등 공통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면과 연산, 만덕동 등 시내 주요 교차로 14곳에 사물인터넷 센서와 영상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구축해 교통 흐름을 조절하고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서 시장은 “내년까지 1258억원을 투입해 부산 전역에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에너지 서비스와 빌딩 및 공장 에너지 관리, 조명제어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스마트그리드산업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그는 부산을 스마트시티로 전환해 시민들이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2015년부터 전국 최초로 해운대 센텀지역을 IoT 기반의 글로벌 스마트시티 실증단지로 선정했다.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파킹 등 등 26개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는 ‘스마트 관광, 교통정보, 스마트 파킹’ 서비스를 부산 전역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부산을 서부산권과 영도·북항지구, 문현금융단지, 해운대 센텀시티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테마별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 스마트시티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참여해 교통·안전·에너지·환경 등 도시생활 전 분야로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부산을 글로벌 스마트시티 선도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개발한 서비스 모델을 국내 다른 도시로 확산하고, 수출과 표준화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시티 산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또 국내외 기업과 폭넓게 협력해 창의적인 인재와 기업의 IoT 창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오는 9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글로벌 ICT 박람회인 ‘ITU 텔레콤 월드 2017’을 통해 스마트시티 부산을 세계에 홍보해 글로벌 스마트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