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현성당 주변 '한국판 몽마르트르'로…손기정체육공원, 마라톤 특화 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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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로 7017' 맞닿은 중림동 일대에 178억 투자서울역 고가를 공원화한 ‘서울로 7017’과 맞닿아 있는 중구 중림동 일대(50만㎡)가 역사·문화 콘텐츠가 있는 보행 특화 지역으로 재생된다.
서울시는 2019년까지 178억원을 들여 아홉 가지 도시재생 세부 사업을 벌이는 내용을 담은 ‘중림동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25일 발표했다. 이곳은 서울역에 힘입어 1960년대 산업·경제 중심지로 떠올랐다가 쇠락한 곳이다. 소규모 봉제공장과 저층 상가,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해 있다. 2000년대 들어 건물 노후화에 서부역 폐쇄가 겹치며 침체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개장에 맞춰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중림동을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서울역 근처 만리동에 있는 손기정체육공원은 마라톤 특화 공원으로 재조성한다. 이 공원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1987년 조성했다. 그간 본래 취지와 달리 동네 축구장 등으로 사용됐다. 재조성 사업을 통해 공원 공간을 재편하고, 달리기 트랙을 설치할 예정이다. 손기정의 라이벌이자 친구인 남승룡 선수의 이야기를 더해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림동 역사문화탐방로’도 생긴다. 손기정체육공원에서 서소문 역사문화공원까지 1.5㎞ 구간이다. 국내 첫 서양식 건축물인 사적 제252호 약현성당이 이 구간에 있다. 조선 시대에 생긴 국내 최초 어시장을 이은 ‘중림시장’도 지난다.서울시는 이 일대에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로 7017 끝지점인 서울역 서부부터 서울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까지 중림로 450m 구간을 보행문화거리로 꾸민다. 성요셉아파트 앞 도로는 보행자우선도로로 바뀐다. 거리갤러리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해 ‘한국의 몽마르트르’로 만들 계획이다.
지역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염천교 수제화거리 활성화를 위해 수제화 장인 조직 구성과 기술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거리 신발 판매전 등 기획 사업도 연다. 중림동에 청년창업 앵커시설 등을 설치해 청년에게 일자리와 활동공간을 지원한다. 소단위 정비계획 위주로 낙후 주거환경 개선 사업도 벌인다.
서울시는 중림동을 비롯해 회현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등 5개 권역 195만㎡를 아우르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을 이달 마무리할 예정이다. 주민 공청회와 도시재생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에 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