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시간·비용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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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스타트업 - 김영훈 파미노젠 대표
200억개 화합물로 후보 발굴
30여개 신약개발 경험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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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파미노젠 대표(사진)는 “비임상·임상시험은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어렵다”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영역은 초기인 신약후보물질 발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미노젠이 자체 개발한 딥러닝(심층학습)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대형 제약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제약사, 벤처기업도 고객사”라고 했다.김 대표는 분자구조와 화학식을 컴퓨터를 이용해 모델링하고 계산하는 계산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항암제, 당뇨병 치료제, 정신질환 치료제 등 30여 개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14년부터는 스승인 노경태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를 도와 분자설계연구소 부소장을 맡기도 했다.
파미노젠은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종근당에서 수석연구원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수열 수석연구원을 영입해 경기 용인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3년에 걸쳐 세계 대학, 기업 등 700여 곳에서 공개한 특허, 논문 등에서 200억 개의 화합물과 2500여 종의 질환 표적 자료를 모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창업한 지 1년도 안 지났지만 비민치료제, 당뇨치료제 등 신약후보물질을 7개나 확보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후보물질 발굴은 태동 단계로 국내에는 아직 없고 미국에서도 아톰와이즈, 인실리코 메디신, 투사 등 몇몇 업체만 뛰어들었다”며 “파미노젠이 국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