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 거꾸로 가는 쌍용차 주가…앞날은?

쌍용차가 주식시장에서 '상향등'을 켜지 못하고 '안개등'에 의지한 채 저속 주행을 하고 있다. 신차(G4 렉스턴) 효과를 누릴 새도 없이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증시전문가들은 "G4 렉스턴의 흥행 여부가 향후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상황"이라며 "3분기 이후 판매 성적이 하반기 주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오전 10시53분 현재 쌍용차는 전 거래일보다 1.66% 오른 7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쌍용차는 하지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 장중 한때 7150원까지 하락, 올해 들어서 가장 낮은 주가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신차 G4 렉스턴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5월 내내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이달 들어서 전날까지 단 6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날마다 빠졌다. 이 영향으로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도 6개월 만에 1조원대를 밑돌았다. 기관투자가가 쌍용차의 5월 주가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은 지난 2일 이후로 단 하루(11일)를 빼놓고 매일 '팔자'를 외쳤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의 순매도량은 약 62만주(45억원)다.

쌍용차의 지난 1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3% 감소한 7887억원에 그친데 이어 영업적자는 155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서 13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흑자 전환 이후 첫 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G4 렉스턴의 흥행 여부에 따라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4 렉스턴의 경우 쌍용차 SUV 라인업 최상위 신차로, 판매 실적에 따라 이익 변동폭이 클 것"이라며 "회사 측은 올해 국내에서 2만매 판매를 목표로 잡았고 내년엔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G4 렉스턴의 사전 계약 대수는 5000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정확한 5월 집계는 내달 첫주 중 공정공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연간 판매 목표인 2만대는 지난해 판매대수의 13%에 해당하는 물량"이라며 "렉스턴의 흥행 여부가 향후 손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도 "G4 렉스턴의 성공적인 런칭 여부와 주력 시장인 러시아, 서유럽, 남미 등으로 수출 확대 및 환율 개선 여부가 주가적으로 관건"이라며 "우선 G4 렉스턴은 티볼리에 비해 고가여서 외형 성장에는 충분히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5월 출시로 초기 마케팅비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익 기여는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며 "특히 러시아로 수출 재개가 긍정적인데 이로 인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한 9992억원, 영업이익은 소폭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신차 출시와 수출 회복 기대감으로 분기 기준 생산능력(CAPA) 역시 올 1분기 기준 4만1000대로 전년 동기의 3만6000대와 전분기의 3만9000대 대비 증가했다"며 "가동률 회복에 따라 턴어라운드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