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위장전입 죄송…거짓말은 안해"

인사청문회 '험로' 예고

야당 "장녀가 설립한 회사에 부하직원이 투자 의혹"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29일 위장전입을 비롯해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아 인사청문회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00년 제가 딸 아이의 안녕을 위해 행한 일이 이렇게 여러 물의를 빚게 돼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장전입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강 후보자가 2000년 위장전입한 서울 정동의 한 아파트 전세권자는 당시 이화여고 교장으로 재직한 심모씨였다.청와대는 지난 21일 강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장녀가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1년간 친척 집에 주소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친척 집이 아니라 이화여고 교장 전셋집으로 확인되면서 거짓 해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엄마 마음에 딸이 다시 한국에 적응하는 데 편한 상황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다니던 이화여고에 꼭 넣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한 주거지의 전세권자가 전 이화여고 교장으로 나타난 데 대해선 “마침 아는 은사께서 주소지를 소개해줘 그 주소지로 주민등록을 옮기게 됐다”며 “그때 주소지에 누가 사는지,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친척 집에 주소를 뒀다’는 청와대 발표 내용에 대해 “내가 스위스 제네바 출장 중에 청와대와 연락이 닿지 않아 당시 상황을 모르는 남편이 청와대에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강 후보자의 딸이 세운 회사에 강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부하직원이 초기 투자금을 출자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날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발표에 따르면 강 후보자 장녀가 지난해 6월 주류 수입 및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했고, 8000만원의 자본금 중 4000만원을 투자한 우모씨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인권보호관 출신으로 당시 강 후보자의 직속 부하직원이었다. 지방직 공무원인 우씨 형도 이 회사에 2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의원은 “법인 설립지 주소인 충남 논산을 찾아가 보면 허허벌판에 창고 하나만 있는데 사업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서정환/정인설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