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렘브란트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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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

렘브란트가 1660년 완성한 이 그림은 갑작스러운 부인의 죽음과 경제적 파산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54세 자신의 모습을 담아낸 걸작이다. 챙이 없는 베레모 형태의 모자를 사실적으로 붓질했고, 이마의 잔주름을 살아 있는 듯 그려 세월의 무게까지 아울렀다.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배합하는 기법인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를 사용해 젊은 시절의 환희와 고통으로 얼룩진 말년의 인생을 은유했다. 암갈색 계통의 어두운 색을 사용해 전체 화면에 통일감도 줬다. 깊은 성찰에 의한 내면의 모습과 초연한 작가의 정신성을 포착한 기교에서 거장의 기량을 엿볼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