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2P에 반한 미국 VC…렌딧에 세 번째 투자

알토스 등 3개 회사, 100억 추가 투자
펀다·8퍼센트도 잇따라 투자 유치 성공
2015년 초 김성준 렌딧 대표(사진)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알토스벤처스를 찾아갔다. 2014년 12월 미국 개인 간(P2P) 대출회사인 렌딩클럽이 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 P2P 대출회사를 차리겠다는 김 대표에게 알토스벤처스는 우려와 흥미를 동시에 보였다. 알토스벤처스는 꼼꼼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출상품을 관리하겠다는 김 대표의 설명을 듣고 15억원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이렇게 시작한 렌딧은 누적대출액 400억원을 돌파하며 29일 같은 회사에서 세 번째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지난 2년간 축적한 중금리대출 데이터가 쌓이면서 더욱 탄탄한 투자 시스템을 완성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이번에 지분으로 투자받은 자금은 100억원이다. 알토스벤처스를 비롯해 역시 미국의 벤처캐피털인 컬래버레이티브펀드, 국내 벤처캐피털인 옐로우독 등 세 개 회사가 참여했다. 알토스벤처스는 지난해 7월 엔젤투자자와 함께 58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지금까지 렌딧이 받은 법인투자 규모는 173억5000만원이다.

렌딧은 국내 P2P업계에 흔치 않은 개인 신용대출 전문회사다. 기존 대출을 갚을 목적이거나 생활자금을 필요로 하는 개인들이 ‘상품’으로 나와 있다. 투자자는 이들의 신용도와 신용카드 이용내역, 직업과 수입 등을 확인한 뒤 신뢰가 가는 이들에게 자금을 빌려준다. 수익률은 상품당 연 10% 안팎이다.

많은 P2P회사가 부동산 담보대출을 위주로 하는 것과 다른 길을 걸었지만 성장세는 가파른 편이다. 지난해 11월 누적대출 249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달 말 436억원까지 늘렸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잔액은 283억원이다.이날 자영업자 전문 P2P 대출업체인 펀다도 비씨카드로부터 28억원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첫 P2P 대출업체인 8퍼센트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KG이니시스, 캡스톤파트너스 등에서 14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