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5000억 BW 발행에…희비 엇갈린 두산그룹주
입력
수정
지면A21
'주주가치 희석' 인프라코어 급락두산인프라코어가 공모시장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하면서 큰 폭으로 밀렸다. 이 회사 대주주인 두산중공업도 동반 급락했다. 하지만 지주회사 두산은 1년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 이번 대규모 BW 공모 발행을 유동성 위기 차원이 아니라 단순한 차환(기존 사채를 갚기 위해 새 사채를 발행하는 것)의 성격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계열사 재무개선' 두산은 강세
두산인프라코어는 29일 1220원(13.54%) 떨어진 7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대주주(보유 지분 36.4%)인 두산중공업도 4.68%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26일 장 마감 후 이사회를 열어 500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공모 발행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주가 조정이다.5년 만기인 이 BW가 신주인수권 최초 행사가격(9090원)에 전량 행사되면 5500만주(전체 발행주식의 27%)가 새로 발행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주가치 희석 효과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8000원으로 낮췄다.
두산은 계열사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닷새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1.72% 오른 11만8000원에 마감해 1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공모 BW 발행이 과거 대한전선 STX 등과 같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차환을 위한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상장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8부 능선 이상 극복했다”며 “이번 BW는 금리가 높은 영구채를 차환하기 위한 것이어서 발행에 성공하면 그룹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계열사 두산밥캣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하반기에 자금이 필요해 두산밥캣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이번 자금 조달로 자회사 두산밥캣의 오버행(대기 매물부담)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두산밥캣은 이날 0.67% 하락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