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값·달러가치 하락 … 고개 숙인 '안전자산'

'황소 등'에 올라 탄 지구촌 자산시장

주식 등 위험자산 돈 몰려
미국 국채금리 추가상승 전망
전 세계 투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몰리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선진국 국채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세계 채권시장의 지표금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년간 0.32%포인트가량 상승(국채 가격 하락)했다. 지난 2일 종가는 연 2.16%.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직후 급등한 미국 국채 금리는 올 2분기 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가 꺾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 0.75~1.00%인 정책금리를 2019년 말까지 3.00%로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금리 인상과 더불어 연말 미국 국채 매입량 축소를 통한 시중 유동성 회수 절차에 들어가면 미국 국채 금리 상승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집계한 경제 전문가들의 연말 미국 국채 금리 전망치는 연 2.76%다.

지난 1년간 일본(0.1745%포인트), 독일(0.1362%포인트), 호주(0.1436%포인트) 등 주요 선진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각각 0.1%포인트 넘게 올랐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세계 채권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선진국 국채의 연초 이후 투자 수익률은 0.1%에 그쳤다. 신흥국 주식(15.4%)은 물론 선진국 주식(8.3%), 신흥국 국채(1.9%)에도 크게 못 미쳤다.

미국 국채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 가치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2일 96.67로 지난해 말(102.28)보다 5.48% 하락했다. 이 수치가 하락했다는 건 달러 가치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뜻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