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심야공연 신설…'음악 허브' 블루스퀘어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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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시티 인 서울' 시작한 박진영 인터파크씨어터 대표“올가을부터 공연이 열리지 않는 낮과 심야에 테마콘서트와 뮤직 파티를 열 계획입니다. 한남동 블루스퀘어를 복합문화공간을 넘어 젊은 층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사람이 음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국내 1위 뮤지컬 공연장, 6년 만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단장
주부·싱글족 대상 콘서트 추진…공연 연계 식음료 사업 확대
박진영 인터파크 ENT부문 대표 겸 인터파크씨어터 대표(52)는 최근 기자와 만나 “블루스퀘어를 음악 콘텐츠 향유의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뮤직 시티 인 서울 프로젝트(music city in Seoul)’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ENT부문은 인터파크의 관람권 예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뮤지컬 등 각종 공연 제작 및 투자 사업을 한다. 인터파크씨어터는 2011년 개관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를 비롯해 서교동 신한카드판스퀘어(직영), 창동 플랫폼61,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이상 위탁) 등을 운영한다. 박 대표는 2006년부터 인터파크 여행부문 대표로 일하다 올 1월 ENT부문·씨어터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취임 이후 기존 뮤지컬 전용 극장 삼성전자홀(1700여 석)과 다목적 공연장 삼성카드홀(1000여 석)로 구성된 블루스퀘어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해왔다. 책 10만여 권이 구비된 대형 서가 북파크가 지난 3월 공식 개장했고, 현대미술 작품을 상시로 볼 수 있는 갤러리 아트파크, 고급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직영 레스토랑 두 곳이 지난달 잇달아 들어섰다.
“블루스퀘어는 개관 6년 만에 ‘국내 뮤지컬 공연의 메카’로 자리잡았지만 대형 공연이 열리는 시간이 아니면 사람이 거의 없었죠. 마땅히 시간을 보내거나 식음료를 즐길 콘텐츠와 공간이 없었습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장한 이후 비교적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머무르며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제 하드웨어가 어느 정도 갖춰진 만큼 제가 구상한 뮤직시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려고 합니다.”
박 대표는 “대형 공연이 열리지 않는 시간을 활용해 블루스퀘어에서 실험적인 테마콘서트를 열 것”이라며 “핵심 콘셉트는 장르 파괴와 대중성, 소규모”라고 소개했다. 테마콘서트는 낮 시간에 올 수 있는 주부와 중장년층을 주 수요층으로 잡고 있다. “영화와 오페라, 록과 클래식, 문학과 재즈 등 평소 사람들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접목해 재미있는 공연을 선보일 겁니다. 예를 들어 영화와 오페라를 접목한 공연에서는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여주고, 작품에 흐르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아리아를 실제로 가수가 무대에서 부르는 거죠. 다양한 공연을 순발력 있게 기획할 수 있도록 규모는 작게 할 계획입니다.”
젊은 싱글족을 대상으로 하는 심야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인디밴드가 공연하고 관객이 이를 스탠딩 파티로 즐기는 방식이다. 일본의 유명 재즈 밴드를 초청하는 등 내한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금은 밤이 되면 블루스퀘어가 적막해진다”며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마·심야콘서트는 올가을께 첫선을 보인 뒤 성과가 좋으면 창동과 대현동, 서교동 등 인터파크가 운영하는 다른 공연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연과 연계한 식음료(F&B)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관객들이 공연 후 식당에서 음료와 음식을 즐기며 공연에 대한 ‘토크콘서트’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2019년까지 3개 매장을 더 열어 모두 5개 매장을 직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대형 공연에 테마·심야콘서트, F&B를 더해 유동인구를 늘리고 이를 인터파크의 관람권 판매 사업과 연계해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 대표는 “ENT부문·씨어터 대표로 오니 어린 시절의 꿈을 다시 찾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어릴 때 오디오를 만드는 기술자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서울 세운상가에 취직했을 정도로 ‘음악광’이었다. 이후 진로를 변경해 검정고시를 본 뒤 서울대 지질과학과에 갔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한국신용평가와 현대카드를 거쳐 인터파크에서 일하면서 한동안 음악을 잊고 살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자아실현을 하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뮤직 시티’를 일굴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