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억달러 해외영구채 발행

부채비율 744%→654%로
대한항공이 3억달러(약 3362억원)어치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성공, 부채비율을 600%대로 떨어뜨리게 됐다.

대한항공은 3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영구채를 발행하기 위한 해외 기관투자가 모집을 마무리지었다고 7일 공시했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12일이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가 있고 일정 주기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지만, 발행 기업이 계속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발행금리는 연 4.875% 고정금리로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영구채를 발행하면서 ‘발행일로부터 3년6개월이 지났을 때 채권을 조기에 갚을 수 있다’는 조건(콜옵션)을 붙였다. 이때 갚지 않으면 연 5%포인트가량의 추가 이자가 3년마다 붙는다. 대한항공이 3년6개월 뒤에 갚지 않으면 연 10%에 육박하는 이자를 내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영구채를 발행한 대다수 기업이 콜옵션을 행사해온 관례에 비춰 대한항공도 조기 상환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작년 9월 말에도 영구채 3억달러어치 발행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금리가 요동친 여파였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9월 말에 비해 대외여건이 좋아진 덕분에 영구채 발행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 원화 강세 및 유가 안정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 56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744%에서 65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45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해 작년 말 1273%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떨어뜨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