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모네오 등 세계적 건축가 정기강연

김정식 이사장 10억 기부해 초청
라파엘 모네오
청와대를 설계한 노(老)건축가의 기부가 세계적 건축가들의 정기 강연으로 이어져 화제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Pritzker)상을 받은 스페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80)가 첫 주자로 나선다.

서울대 건축학과는 로마미술박물관, 프라도미술관 등을 디자인한 모네오의 초청강연이 8~9일 이틀간 서울대 미술관에서 열린다고 7일 밝혔다. 서울대 건축학과 동문인 김정식 목천문화재단 이사장(81)이 기부한 10억원으로 열리는 ‘서울대-목천 강연 시리즈(SNU-MOKCHON Lectures)’의 첫 강연이다.모네오는 스페인 마드리드 출신 건축가다. 현대 건축의 경향이 ‘수명이 짧은 건축’으로 흐르고 있음을 꾸준히 비판하며 사회에서 영속성을 지닌 기념비적 건축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그는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로마미술박물관과 쿠르살 전당, 프라도미술관, 푸에르타 데 아토차 기차역 등 도시의 랜드마크들이 그의 대표작이다. 하버드대 건축대학 학장을 지낸 그는 교육자이자 학자로도 활동하며 현대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김정식 이사장
이번 강연 시리즈를 후원한 김 이사장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다. 그는 1958년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교수로 활동하다 1967년 정립건축을 설립해 굴지의 건축설계회사로 키웠다. 청와대 본관과 춘추관, 인천국제공항,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내 2000여 개 작품을 설계했다.이 외에도 문화방송 서울 여의도 사옥과 정동제일감리교회, 서울대 본관 등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2007년 은퇴 후엔 사회 환원을 목표로 비영리재단법인 목천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건축 관련 자료를 수집·보관하는 아카이브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는 앞으로 매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강연을 열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기부자 뜻에 따라 국내 건축계에 영감을 줄 수 있는 건축계의 혁신가들을 계속해서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