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감시 사각지대에 숨은 공항철도

이해성 건설부동산부 기자 ihs@hankyung.com
6월7일자에 본지가 명예퇴직 후 재취업하는 방식으로 일부 직원의 근무기간을 늘리는 공항철도의 행태를 보도한 뒤 독자들의 격려 메일이 많이 들어왔다. 그중 공항철도 직원이 보낸 한 메일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공항철도는) 윗직급 직원들과 달리 정작 안전관리가 시급한 현장 인력은 최소로 운영 중”이라며 “역 근무인원이 5명이 안 될 때가 많아 비상 상황 때 대처능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인간적 스케줄에 시달리는 현장 인력에게 ‘신의 직장’이란 시선이 쏠릴까 씁쓸하다”고 했다. 그는 “문제를 제기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공항철도의 반응은 반대였다. 보도 후 해명자료에서 기사를 일일이 반박했다. 명예퇴직 후 재입사한 인력에 대해선 “저임금의 하위직임에도 불구하고 애사심으로 회사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주장했다.공항철도는 공식 해명에 앞서 인터넷 포털에 걸린 기사에 ‘댓글 해명’을 여러 개 달았다. 내용은 해명자료와 비슷했다. 네티즌의 댓글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이게 바로 적폐, 청와대 신문고에 알려야 한다’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하기는커녕…’ ‘언론이 지적 안 하면 국민은 절대 모를 일’ ‘자영업자들은 죽어가는 마당에…’ ‘국민 혈세 빨아먹는 도둑들’ ‘외부감사를 해 관련자가 처벌돼야 한다’ 등 다양했다.

공항철도는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토교통부가 출자했지만 외관상 민간기업이다.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국토부는 170여 개 산하 기관·협회를 감사하고 있지만 공항철도는 예외로 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사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감사원은 “공항철도는 제보가 있다면 감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견이다.

공항철도는 “보전받는 금액 대부분은 건설부채 원금 상환 등에 사용했으며 다른 지하철보다 적자폭이 작다”고 주장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댓글이 아니라 투명한 외부 감사로 밝히는 게 순서다. 그것이 안전관리가 시급하다고 느끼는 현장 인력들에 대해서도 떳떳할 듯하다.

이해성 건설부동산부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