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 2018년 지주 전환…리딩뱅크 올라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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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성공한 우리은행…연체율 낮아지고 이익률↑
올해 예보지분 매각 마무리…인수합병 등도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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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남은 숙제가 많다”며 “하루빨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매각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신한금융, KB금융과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상반기 순이익 1조 돌파할 것”
이 행장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올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낼 것”이라며 “제대로 1등 금융그룹 경쟁을 벌이고 싶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과점주주 방식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엔 6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우리은행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2015년 이 행장 취임 이후부터다. 2015년 1조593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1조2613억원으로 증가했다. 민영화 첫해인 올해 1분기엔 637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추세라면 상반기 1조원 순이익 달성은 무난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 행장은 취임 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체질 개선에 공을 들였다. 이전까지 준(準)국책은행처럼 운영되면서 급증한 부실업종 여신 비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행장은 “회생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개인 여신 등 우량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 취임 이전인 2014년 대기업 대출 비중은 21%가 넘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7.1%로 줄었다. 반면 가계 대출은 41%에서 47.9%로 비중이 높아졌다.
자산 건전성 지표로 꼽히는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2014년 2.12%에서 지난 1분기 0.85%로 하락했다. 이 행장은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67%였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지주사 전환해 리딩그룹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예보가 보유한 잔여 지분(18.4%) 매각이 최대 과제다. 우리은행은 연내 예보가 잔여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금융계열사가 없다 보니 이자수익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과거 금융지주 시절 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80~90%였는데 저금리에 이자수익이 줄어 지금은 60%까지 내려왔다”며 “지주사 전환을 안 하면 우리은행이 아무리 잘해도 다른 금융지주의 60% 정도 순이익만 올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주사로 전환한 뒤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를 추가해 나머지 40% 수익을 채울 것”이라며 “신한금융, KB금융과도 제대로 리딩뱅크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