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는 한·미동맹간 약속,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 없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

미국은 계속 민감한 반응
트럼프, 사드문제 직접 챙겨
국방부 "사드, 미국에 대단히 중요"
북한이 지난 8일 시험 발사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9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관련, “정부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 계속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의 최근 사드 관련 조치가 6월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측에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백악관으로 불러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를 협의했다고 헤더 노어트 국방부 대변인이 전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백악관 회의에 앞서 국무부에서 열린 틸러슨 장관과 매티스 장관의 업무 조찬에서도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식으로 성격을 규정짓고 싶지는 않다”며 “그러나 사드 관련 사항은 미국 정부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은 지난 7일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친 뒤 사드의 추가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것(사드 배치)은 최고위급 차원에서 있었던 대화이고,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에 헌신하고 있으며 그 공약은 철통같다”고 말한 뒤 “우리는 사드의 추가 배치 중단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다.대표적인 친한파(親韓派) 정치인으로 꼽히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드는 점증하는 김정은의 무기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라며 “사드의 완전한 배치와 관련한 어떤 환경적 우려도 신속하고 철저한 검토를 통해 불식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김정은 정권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 대북제재를 포함해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우리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만큼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에도 더 생산적인 역할을 하도록 지속해서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머스 섀넌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 서열 3위로 꼽히는 섀넌 차관은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 등과 만나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북핵과 사드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사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정인설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