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문의 일등 주도주] (2) 인플레이션 시대, 시장 주도주는 대형 수출주

미국 경제는 1996~2005년 사이 1950년대에 버금가는 호황을 누렸다. 1990년대 후반엔 ‘신경제 신화’로 호황을 보였고, 2000년대 들어선 주택시장이 뜨면서 좋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 미국 경제를 ‘골디락스’라고 부른다. 골디락스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죽으로, 영국 전래동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흔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도 않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경제 상태를 말한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후 세계 경제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미국과 유럽은 역사에 없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총력을 기울였다. 파국에서 탈출하고 다시 골디락스를 꿈꾼다. 골디락스로 가기 위해서는 그리 뜨겁지 않은 인플레이션이 필수적이다. 중앙은행은 2%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제시했다.과도한 인플레이션은 자본주의 경제의 숙적이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인플레이션 방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후에는 오히려 디플레이션 탈출이 중요 업무가 됐다.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미국의 경우 목표치인 2%에 거의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유효 수요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2017년 들어 우리는 인플레이션 경제의 전개를 낙관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시대와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 전략은 달라야 한다. 2013~2015년의 디플레이션 시대에 시장을 주도한 것은 경기방어주, 유틸리티주, 중소형 가치주, 배당주, 식품주, 화장품주, 면세점주, 제약·바이오주 등이었다. 당시 이 종목군은 큰 폭으로 뛰었다.

경제는 다시 인플레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수출 대형주가 경제를 이끌고 있다. 지난 수주간 급락했던 중소형주가 낙폭 과대를 재료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듯이 시장의 주도주가 다시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중소형주가 반등하는 동안 대형 경기민감주가 다소 조정받았지만 주도주의 자리를 빼앗긴 것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