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비법조인 출신…'검찰 개혁' 이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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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추가 내각 인선청와대가 11일 법무부 장관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69·사진)를 지명했다. 지난해 11월29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물러난 지 약 5개월 만의 인사다. 비(非)법조인 출신을 기용해 검찰 개혁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안 후보자는 2006~2009년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을 지낸 뒤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인권위원장으로 일한 안 후보자는 인권위 축소에 반발해 “정권은 짧지만 인권은 영원하다”는 말을 남기며 임기 만료 4개월을 앞두고 사퇴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새로운 정치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안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는 “저명한 법학자이자 인권정책 전문가로 인권 가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소신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검찰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장관직을 맡게 되면 법무부의 탈검사화 등 문 대통령 공약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검찰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안 후보자 지명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검·경 수사권 문제 등에서 발언권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찰에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양보하더라도 검·경 수사권 문제는 지켜낼 수 있다는 ‘희망적’ 전망도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에 대해서는 ‘끝까지 간다’는 현 정권의 태도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도 정책 변화가 불가피하다. 법무부는 ‘긴장관계’인 인권위 출신 장관을 모실 처지다.■ 안경환 후보자는
△1948년 경남 밀양 출생
△부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법학석사, 미국 샌타클래라대 로스쿨 졸업
△한국헌법학회 제8대 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
△공익인권재단 ‘공감’ 이사장
△현 서울대 법과대학 명예교수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