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년실업 방치 땐 국가적 재난"

이력서 100장 쓴 취준생 등 '감성 코드'로 추경 처리 호소

국민의당·바른정당 "추경안 심사에 참여"
한국당 "기습 합의" 반발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의 절박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번 시정연설은 문 대통령 취임 34일 만으로,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시기에 이뤄졌다. 추경과 관련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30여 분간의 연설에서 이력서 100장을 쓴 취업준비생, 카드빚을 걱정하는 실직 청년, 부상한 소방관, 과로사한 집배원 등을 언급하며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 원인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실업대란을 이대로 방치하면 국가재난 수준의 경제위기로 다가올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다면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지난 5일 국무회의를 열어 일자리 11만 개를 창출하기 위한 11조2000억원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 스크린에 22장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자료를 활용하면서 연설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은 재난에 가까운 실업과 분배 악화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처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추경예산안 심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시정연설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일자리 대책만 나열했을 뿐”이라며 “법과 원칙을 무시한 추경 심사 의사일정에 합의해 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