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톡톡] 기세등등 오르던 미국 증시, FBI에 '태클' 걸리나

정치적 불확실성과 예상을 밑돈 경제지표에도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5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증시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상승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21,305.35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장중 각각 6341.70과 2446.20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달 들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5% 올랐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월초 대비 오름세다. 각종 악재에도 미국 증시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주가가 지금의 강세를 이어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탄핵 여론이 거세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등 친성장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경제 지표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는 전월 대비 13만5000명 늘어 예상치보다 낮았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5월 서비스업 PMI도 56.9로 시장 예상치인 57.1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에 대한 관망세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데다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증시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존재한다는 점도 거론된다.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의구심과 기업이익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어 당분간 미국이 글로벌 증시를 이끌기 어려울 수 있다”며 “미국 주식 보유 비중을 늘리기에 앞서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