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사진으로 만든 세상에 없는 세상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수십 채의 집들이 이어져 거대한 성과 같은 건축물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 건물은 어설픈 누각 위에 불안하게 서 있다. 바닥은 갈라지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꿈속의 한 장면 같은 이 사진은 미국의 짐 카잔지언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사진을 이어 붙여 만든 작품이다. 카잔지언은 수많은 사진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골라낸 뒤 이어 붙여 자신이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는 사진을 찍지 않고 사진으로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예술가다. 그가 창조한 세계는 초현실적이다. 실제로는 볼 수 없는 공상적 상황이 펼쳐진다. 견고해 보이지만 한편으론 불안한 현대인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